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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멋진 마을작품을 완성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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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동에 와 도시재생센터장을 맡기 전에는 그림 그리는 화가로도 활동했었어요. 그러다 사직동을 전체적으로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센터장을 지원하게 되었고, 그렇게 벌써 1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처음 센터장을 지원하게 되었을 때 마음은 동네의 낙후된 곳을 주민들과 함께 멋지게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현대미술과 같은 공동창작의 개념으로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를 만들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도전해 보고 싶은 사업이라 지원하게 되었죠. 여기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단 하나에요. 주민들 스스로 마음을 바꾸고 그 마음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단순히 벽에 그림을 그리거나,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문화 안에서 주민들 스스로 내 마을을 예쁘게 만들고 가꾸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을 그려놓으면 예쁘게 걸어놓듯이 만들어 놓은 것을 스스로 관리하고 수리해 가면서 만들어가고 싶어요. 예전의 주민 공동체들을 다시 복원시킬 수 있는 그런 큰 그림을 그리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광주 초창기만 해도 사직동이 상당히 부자동네였고, 일제 때에도 정신적으로 광주의 중요한 동네였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해서 아파트가 생겨나고 재개발이 되면서, 이곳에서 다 빠져나가버리고 이제는 어르신들밖에 안남은 상황이 돼버린 거죠. 과거에는 옆집 수저가 몇 개있는지 까지 다 알 정도였는데 이제는 완전히 아파트 문화가 돼서 옆집,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관심이 없어졌죠. 이런 상황에서 주민 분들의 마음을 돌리려고 하다 보니 지난 1년의 과정 속에서 시행착오가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아픔을 함께 겪고 나니 주민들이 똘똘 뭉치려고 하는 의지가 생기고, 마음이 생기셔서 올해부터는 주민들이 함께 뭔가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봤던 1년이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적 사직동의 모습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있어요. 당시 놀러갈 수 있는 곳은 유일하게 무등산이나 사직공원 뿐이었죠. 나머지는 다 시골이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사직공원이었거든요. 우리 또래라고 하면 그때만 해도 광주에서 사직 공원 안 가본 사람이 없을 정도였죠. 기억에 남는 것은 국민학교 때 부모님 손잡고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구경했던 것, 그리고 당시 제가 수영장을 다녔었는데 거기서 수영하고 나오면 골목길에서 불량식품을 사먹었던 그런 좋은 기억들이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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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욕심대로라면 사직동을 대한민국에서 공동체가 가장 잘 만들어지는 예쁜 동네를 만들어서 의미 있는 그림을 완성해 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도시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이 안에서 주민들의 공동체가 꽃을 피워내는 것이죠. 단지 집이 어떻게 수리되고, 도로 어떻게 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민들이 하나로 묶여서 정말 따뜻하고 밝은 마을, 이사 가고 싶지 않은 마을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무리 동시 땅값이 오른다고 하지만, 거기에 개의치 않고 정말 이 동네에서 오래 살고 싶고, 이 동네로 이사 왔으면 좋겠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그런 동네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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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주민들께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왜 소주를 마실 때 소리를 내는지 아시는지를 여쭤봤어요. 술은 눈으로 보고 먹고, 향기로 먹고, 입으로 마시면서 소주맛을 느끼는데 귀가 서운한 거죠. 귀는 쓴 맛을 느낄 수 없으니 하는 소리로 귀도 술 맛을 느끼게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만큼 어느 누구도 서운하지 않게 좋은 동료애로 함께 갈 수 있었으면 좋겠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하려 하고 있죠. 주민들께도 항상 말씀드리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제 스스로도 어느누구 하나 서운하지 않도록 하나의 멋진 마을작품을 완성해 나가고 싶습니다.


Interview of 허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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